London 2002.06.06

장기투숙자

런던에는 건축과 졸업생에게 볼거리가 너무나 많았다. 나는 이미 10일 정도를 런던에서 보냈다. 민박집 주인장은 일주일 이상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을 장기투숙자라고 불렀다. 아직 배낭여행의 초반이었고 유럽 대륙과 유레일 패스가 개시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나는 조만간 도버해협을 건너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메일로 연락이 닿았던 대학교 방송국 선배와 그녀의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 하루를 보냈다. 시내에서 만나 다같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그들이 같이 사는 플랫으로 갔다. 선배는 고기를 굽고 나를 위한 한국식 집밥을 해 주었다. 멀리 영국에서 다시 만난 대학교 선배가 자유롭게 사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선배가 알려준 런던 대학교 안에 있던 여행사 사무실에서 학생 할인 가격으로 파리행 유로스타를 예매했다. 이제 본격적인 유럽여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국 일정의 마지막날, 민박집 사람들과 작별을 하고, 그들이 예약해준 파리 숙소의 주소를 들고, 깜깜한 해저 터널을 고속전철로 통과하니 축축한 유럽의 공기가 창밖에 보였다. 파리에 도착하니 밤 열한시가 넘어있었다. 내가 처음 본 유럽 대륙은 이런 모습이었다.